모두들 불평한다. 지하철역 앞에 늘어서 택시도, 동네 정육점 아줌마도, 치킨집 아저씨도 예전만 못하다고 모두들 대통령의 실정을 탓한다. 대통령의 개헌발의를 두고 야당은 서민 경제나 챙기라고 하고 북한과의 정상 회담 이야기만 나와도 조중동에서는 대통령은 정치 행태 그만두고 경제나 챙기라고 한다.
사실 한국 경제는 굉장히 선전하고 있다. 환율과 유가라는 악조건에서 수출 3천억불과 같은 지금의 성장을 해낸건 한국 경제의 기반이 꽤 탄탄해졌다는 증거다. 실물경제도 결코 나쁘지 않다. 어제, 과동기를 만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도 평일 저녁에도 불구하고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토요일도 아닌데.
하지만 분명히 지금의 경제가 불경기인 사람들이 있다. 박정희, 전두환 시절엔 불황이란 말을 듣기가 힘들었는데 취직도 안되고 장사도 안된다. 박정희가 '참 좋은 대통령'이 되었고 노무현은 '참 나쁜 대통령'이 되었다.
현 시점의 경기 침체를 경기 하강의 국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경제 실정으로 모든 것을 돌린다. 하지만 세상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5공 시절과도 같은 호경기는 두번 다시 절대 오지 않는다. 전두환이 잘나서, 그가 경제에 관심이 많아서, 정부가 기업을 도와줘서 1980년대 우리가 고도 경제 성장을 한 것이 아니다. 냉전은 미국을 우리에게 경제적으로 칼을 들이대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땐 우린 우리대로 자동차를 세계 시장에서 팔았고 어느 나라도 그들의 물건을 우리의 시장에서 팔지 못했다. 난 그 시절에 중국산 이쑤시개를 본 적이 없다. 그 시절은 그럴 수 있었다. 이젠 대통령의 막말로 열받았다는 예비역 장성들이 쿠데타를 일으켜도 절대 그 시절이 될 수 없다.
기업의 성장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나라의 경제가 나빠서가 아니다. 예전에 열 사람이 해내던 일을 지금 한 사람이 해내고 있다. 사람이 할 일을 컴퓨터가 하고 그것도 모자라 한 사람의 역량을 있는대로 뽑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외치며 격무와 집중을 요구한다. 열 사람이 고용되어 고루 갖던 급여를 이젠 한 사람이 세 사람치를 갖고 비정규직 네 사람이 두 사람치를 나누어 갖는다.
바로 예전에는 고용되었을 열 사람중 고용되지 못한 이 다섯 사람이 문제다. 이들은 무얼하고 있을까. 어쩔 수 없이 영세 사업자가 되거나 혹은 자영업에 종사하게 되는 것이다. IMF직후 거세게 불었던 창업붐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들이 가진 유일한 무기라곤 품질이 아닌 가격이다보니 떡볶이 가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오르질 않는다. 이러다보니 자영업자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소매 시장마저 대자본이 끼어들어 살기 더욱 힘들어 진다. 불경기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기본적으로 자영업자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고 그 와중에 대형 자본이 그 파이를 얻고자 하는 형국에서 불경기가 일어난다.
경제가 불황이어서 일자리가 안 생기고 대통령이 민생을 챙기지 않아서 나라 경제가 엉망이라는 논리는 거대자본으로 움직이는 시장의 변화를 무시했거나 혹은 그에 대해 '무지'에서 온 한계이거나, 아니면 대중을 기만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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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살리겠다고? 언제 죽었나?
Tracked from 가치의 발견 2007/12/02 21:43정말 간결하고 쉽게 설명해주셨다. 어느분이 작성하신건지...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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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불경기는 세계경제의 globalization과도 영향이 크지. 선진국의 자본과 후진국의 노동력이 결합되면 선진국 내에서의 경쟁력 없는 노동인구는 결국 job을 잃거나 원래 받을 수 있는 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고 일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니깐.
하지만 그렇다고 FTA 등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경제적 globalization이 과연 그렇게 나쁜 거냐라고 물어본 다면 절대 그렇지 않거든. 세계 경제가 블록화 되기 이전에는 시계 각국에서 경쟁력 없는 상품/서비스도 살아 남을 수 있었지만 이젠 세계 경제가 통합되고 블록화 되면서 그 블록 내에서는 상품/서비스 간에 무한경쟁을 하게 되니 소비자들은 같은 가격에 더 좋은 상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거거든. 쉽게 얘기하면 중국산 재료를 사용한 음식가격이 10년째 크게 오르지 않는 반면(e.g. 니가 얘기한 떡볶이 가격) 임금수준은 높아질 수 있게 되는 거지.
문제는 ... 그렇게 규모가 커진 경제 속에서 경쟁력(혹은 일자리)을 잃게 되는 많은 사람들을 과연 '자연도태' 시켜서 길거리로 몰아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가 하는 거지. 세계경제의 통합을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으로 본다면 각국 정부가 재분배(이 표현 별로다만 ...)등의 장치를 통해 낮은 교육수준을 가진 국민들을 교육 시키고 새로운 일 자리를 알아봐 주는 등의 혜택을 주면서 끝까지 밀고 나가야 된다는 거지.
따라서 ... 뒤에 남겨지는 사람이 없도록(미국 애들이 좋아하는 표현이다만)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care해 가면서 세계 경제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산업을 가능한 많이 확보하는 게 앞으로 한국 경제의 key겠지.
열심히 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