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달라이 라마의 강연이 미시간 대학에서 있었다. 미시간 대학 환경학과의 초청으로 earth day를 기념하여 학교의 삼만명이 들어간다는 크라이슬러 아레나 crisler arena에서 강연이 열린다는 공지가 두 달 전부터 있었고 학생들에게 배포되는 무료입장권을 구하려고 많은 학생들이 긴 시간 줄을 서기도 하였다.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달라이 라마의 행보가 궁금하기도 하였고 강연이 있던 직전에 성화 봉송과 관련하여 더욱 정치적으로 민감해졌을 때가 시험 직후 페이퍼가 남았지만 어렵게 시간을 쪼개서 강연에 다녀왔었다.
강연 자체는 사실 별 할 말이 없다. 중국에 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안했고 (정치적인 부담이 있었는지, 아니면 철저하게 환경 이야기만 하려고 작정한건지) 강연 자체도 사실 원론적인 이야기만 해서 그저 달라이 라마를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들은 걸로 만족해야했다. 같이 간 이들도 모두 강연 자체는 기대 이하였다는 반응이였다.
사실 그 날의 장관은 달라이 라마가 아니라 크라이슬러 아레나를 둘러싼 중국인들이였다. 아레나 근처의 주차장은 일찍 꽉 찰 것 같아서 가까운 그로서리에 차를 대 놓고 걸어갔는데 스타디움과 아레나를 중국인들이 차를 몰고 오성홍기를 흔들며 계속 빙빙 돌때부터 분위기가 심상찮다 했다. 스타디움 가까이 갔더니 아예 비행기 한대를 띄워서 '달라이 라마, 우리 성화를 꺼트리지 마라' (Dalai Lama Please Stop Attacking Olympic Flame.) 라는 배너를 휘날리며 스타디움을 선회하고 있었다. 무서운 중국인들. 비행기까지 띄우다니..
아레나에 접근하자 미시간주의 중국인들은 다 모인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중국인들이 아레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spartans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 것으로 보아 그 먼 Michigan State University에서도 온 듯 하다. 만 명은 안되어도 몇 천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아레나에 입장하고 나오는 모든 이들을 향해 'go beijing!, go olympic!"이라고 외치는데 꽤나 위압적이었다.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무리중에 발견한 중국 친구보고 '넌 도대체 왜 여기있냐'고 했다가 '달라이 라마는 올림픽에 대해 한 마디도 안했다'고 말해주고 그 곳을 빠져나왔다.
유학생 사회에서 중국인의 위치는 다른 메이저인 인도, 한국인들과 판이하게 다르다. 인도는 유학생은 많지만 이민자 사회는 약한 반면 이민자 사회도 강한 한국은 끼리끼리 성향이 강해 '한국인'이란 의미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해비해 중국인은 이민자 사회도 강할 뿐더러 유학생의 단합도 강해서 개개인의 역량과 관계없이 중국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힘은 막강하다. 민족적, 국가적인 오만함과 독선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크라이슬러에 모인 중국인들 대신에 한국인들을 대입해 보니 그 모습이 잘 안그려진다. 아마도 그런 시위에 나가면 불이익이 생긴다는 소문이라도 퍼졌겠고 몇몇 주동하는 소수만 있지 않을까. 이건 비단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미국이란 큰 나라에 사는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서울에서 성화봉송중에 일어난 중국인들의 사태를 바라보며 미국에서조차 당당한데 하물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저들을 저렇게 당당하게 만들까. 지금 중국을 지배하는건 천박한 자본주의에 물든 개인과 민주주의가 뭔지 모르는 독재의 잔재만 남은 공산당 아니던가. 대국임은 분명하지만 지금의 미국이상으로 앞으로 심각한 고립에 시달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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